강원랜드
강원랜드. 우리나라에서 내국인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전날 심한 음주로 숙취가 남아 있어 두세번 입장 불가 통보를 받았다. 한시간 쯤 잠을 청하고서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카지노를 떠올렸던 것과는 달리 뭔가 다른 모습의 카지노로 보였다. 처음 입장해서 둘러볼 때는 도박의 향기보다는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 친구에게 '바카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보니까 이거 장난이 아니었다. 검은색 칩 하나가 현금으로 만원이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이 검은색 칩을 한게임에 몇십개를 걸고 있었다. 그리고 환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백만원 단위를 환전하고 있었다. 무서웠다. 커다란 돈을 아무렇지 않게 배팅하는 사람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내심 무섭다고 생각했다. 특히, 친구따라 흡연실을 갔을 때는 도박하는 사람들의 그 표정은 정말 영화 속 도박꾼보다 더 강한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나는 처음 슬롯머신을 10원짜리를 했다. 4,000원을 투자했는데 순식간에 220원으로 바뀌었다. 재미도 없고 단순 도박이라서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카지노의 꽃 '바카라'를 시작했다. 친구가 '바카라'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생각보다 간단했다. 뱅커와 플레이어 두 개중 '9'에 더 가까운 숫자가 이기는 게임이었다. 컴퓨터가 무작위로 카드를 배출하는 형식이었지만, 어느정도 흐름이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엔 내 감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거는 플레이어 쪽으로 검은색 칩을 하나 걸었다. 그러니까 졌다. 순식간에 만원이 날라가버렸다. 나는 최대 3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했기 때문에 만원짜리 칩을 하나 더 구매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거는 걸 보는 것보단 내 판단에 맡겨서 걸었다. 그러니까 한 연속 5번 맞췄던 것 같다. 그래서 한 6만원 정도 땄다. 그리고 마지막에 3개를 한꺼번에 걸었는데 비겨버렸다. 그래서 미련없이 카지노를 나섰다.
도박으로 딴 돈은 쉽게 나간다. 그래서 도박을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망한다. 나 역시 딴 돈은 친구들에게 쏘는걸로 사라져버렸다. 전 날 보드 타다가 잃어버린 핸드폰을 구매할 목적으로 도박을 했다면 아마 난 돈을 더 잃었을 것이다. 어쨌든, 카지노 첫 경험은 제법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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